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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itialz Fiction or Nonfiction

2004년의 이야기



떠났다... 나는 떠났다. 외로워서, 혹은 그리워서... 이 답답한 곳을 벗어나기 위해 동해의 한 해수욕장으로.

우선 떠나기 위해서 나는 MD에 내가 좋아하는 곡을 녹음하고 지갑을 확인한 후 터미널로 떠났다.

나는 먼저 행선지를 확인한 후 나의 지정좌석으로 앉았다. 평소 즐겨앉던 창측이 아니라서 출발하면 자리를 옮길 심산으로 빈자리가 있는지 버스안을 한번 둘러보았다.

버스안엔 그다지 많지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중에는 홀로 외로이 신문을 보고 있는 사람도, 아는 사람과의 신나게 수다를 떠는 사람, 처음 만난듯한 아주머니들의 대화들로 색깔을 달리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오랜나의 습관인 캔커피하나와 MD를 꺼내어 말없이 버튼 하나를 꾹 누른다. 캔커피가 가지고 있는 묘한 신맛과 달콤함이 목을 타고 넘어갈때 쯤, 버스안내방송을 밀어내며 녹음된 음악이 흘러나와 내 귀를 어루만져 주었고 이윽고 편안한 마음에 바깥풍경에 눈을 돌린다. 눈이 닿은곳엔 빗방물에 얼룩진 풍경과 한 젊은 여성이 무심한듯 창가를 보고 있었다.

여행은 사람을 다르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는지, 왠지모를 용기로 '그녀에게 말을 걸어 보고 싶다'라는 충동에 이끌려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수줍음에 이어폰을 내밀며 '한번 들어보실래요?' 라는 얘기를 꺼냈다.

그녀는 싫은지 좋은지 알수 없는 표정으로 그저 이어폰을 받아들어 귀에 꽂았다.

아마도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일것이다. 몇주전 문서들을 정리하다가 찢어진 수첩종이에 적힌 달랑 1장짜리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야기를 더 만들어가고 싶었을텐데 그러지 못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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